패키지 게임의 추억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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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처음으로 PC라는 걸 실물로 본 것이 아마도 92년 1월쯤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고등학교 겨울방학 학원에 있을때 사감형님의 PC의 흑백 모니터를 통해 본것은 바로 마이크로포스의 F-19.. 그당시 컴퓨터로 이런 영화에서나 봄직한 화면에서 비행기를 조정할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웠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 초창기 부산에 노래방이 유행하면서 500원 짜리 동전넣고 노래를 부르던 그시절이었다.)
세월이 흘러 93년 대학 입학 후 한글2.0의 화려한 등장과 286AT 칼라모니터를 거쳐 급격히 486PC로 넘어가던 격변의 그시절.. 학과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286AT와 학교 전산실에서 PC게임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길어서 접습니다.

1. F-19 Micropose 1993

역시 고등학교 시절 처음 피씨를 구경하고 마주친 그 게임의 인상은 강렬했다. 2벌식 자판을 외우고 HWP라는 워드를 익혀가던 시절 처음으로 선택한 게임은 주저없이 F19. 아마 플로피두장으로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난다. 도트프린터로 시뮬레이션 키매핑을 출력해서 외우고 기숙사에서 저녁먹고 저녁 9시까지 학교 전산실에서 HDD없는 286AT에 플로피 디스크로 한 이게임으로 1학년 1학기를 신나게 보낸다. 특히 후반기에 너무 어려운 미션들이 줄줄 나오는데 이때의 게임 팁. 이륙한후 다시 지면에 조심스럽게 착륙 그리고 F19는 자동차가 되어 지면을 신나게 달려 원하는 미션 임무지까지 가는 꽁수를 애용했다. ^^ 특히나 적 비행기의 폭파시의 화려한?? 삼각형 색종이와 망사표현 되는 검은연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이후 MPS의 작품은 군대 제대 후 다시 재회한다.


2. 삼국지2 영문판 - KOEI 1993

대학 1학년 2학기 시절 선배들에게 내려오는 전설하나. PC게임에 유명한 전설적인 마왕이 있었으니.. 이 마공에 당하면 주야가 바뀐 삶을 살게 되며 결국 종착역에는 F학점이 기다리고 있다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리고 아침에 학과에 나오면 과컴퓨터실에서 초췌한 몰골로 이러한 마공에 무너진 선배들을 종종 볼수 있었다. 바로 주인공은 KOEI 삼국지 2편. 마우스가 필요 없이 오로지 숫자키패드로 모든 게임 컨트롤이 가능한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 딱 한달간 이게임에 빠져 있었다. F학점까지는 아니었지만 분명 타격은 컸으며 땅따먹기 결국 유비로 천하통일,조조로 천하통일, 신군주로 천하통일 을 하고 접었던 게임. 한번 시작하면 반드시 떠오르는 아침해를 보며 마공에 무너져내린 나의 모습을 보게 했던 게임이다. 사실 지금까지 나온 삼국지 11 편 시즌까지 최고로 치는 게임은 삼국지3이지만 역시 첫경험은 항상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 수없는 입질을 통해 원하는 장수를 나의 휘하로 데려올때의 그 쾌감과 느낌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삼국지3편부터 이시절 유행은 지금의 미드가 인터넷으로 나오고 자막작업을 하는 것처럼 삼국지 시리즈가 일본판으로 나오면 폰트패치를 통해 한글판을 만들어 배포하고 이를 다운받아 실행하던 것이 유행이었다.


3. Dune 2 - 웨스트우드 스튜디오 1993

1학년 2학기 (그리고 보면 286에서 486으로 넘어가던 격동의 이시절 명작 게임들도 정말 무수히 많았다..) 부자학과에 다니고 있던 기숙사동기 학과컴퓨터실에서 486PC의 어마어마한 파워에서 돌아가던 게임. (그때 당시 같은 공대내에서도 부자학과와 가난한 학과의 차이는 바로 학과 컴퓨터실의 레벨차이로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ㅎㅎ) 삼국지의 턴 방식의 게임과 또다른 횟을 긋는 게임이었다. 내가 움직이는 동안 적도 동일하게 스스로 움직인다는 인공지능이 아닌가?? 정말 놀라워 하며 밤을 지새우게 만들었던.. ^^ 그러고 보니 이게임을 RTS 게임의 효시로 보는 게 맞을지도..


4. Schoched Earth - written by Wendell Hicken 1993

역시 1학년 2학기 시절 우리 과 선후배사이를 연결해주던 학과 모든 이들이 열광했던 그게임.
제대후 국민게임으로 추앙받던 포스리스의 원조격이 되겠다. 특히나 그시절 공돌이들에게 딱 맞는 취향. 수치적인 각도, 날씨를 고려한 공학적인 개념과 전략적 사고, 팀웍이 매우 중요한 게임이었다. 여러대의 탱크를 놓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서로 돌아가며 키보드를 사용했던 게임(네트웍 게임 아니에요. ^^) 점심내기, 술내기 그 딱딱하고 엄격했던 선 후배사이에서 서로 열광하며 웃음짓던 게임이다. 그시절 C언어 빠져 있을 무렵 어셈블러와 C++을 가지고 이런 아름다운 게임을 만들수 있다는 것에 좌절과 (나는 평생가도 저런 게임은 못만들꺼야.T.T)분노를 안겨 주기도 했었다. ㅎㅎ. 요즘은 3D로 인터넷에서 서비스도 하는 것 같다. 93년도의 마지막을 장식한 게임..


5. F14 Fleet Defender - 마이크로포스 1997

군대시절 정말 힘들었던 하사관단기 교육과정중 우연히 접하게 된 신문의 광고한조각. 마이크로포스사의 F14 가 한글판으로 정식발매되었다는 광고였다. 군대 제대할때까지 그 광고쪽지를 지갑에 넣고 다녔다. 제대 하자 마자 서울 강남터미널 지하매장에서 (그때당시만 해도 PC패키지 매장이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입했다. 이때가 96년. 그리고 6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제대후 6개월동안 아르바이트를 통해 꿈에 그리던 나의 피씨를 처음으로 장만..펜티엄133) 6개월 동안 한글화된 매뉴얼이 너덜너덜할때까지 소설책 읽듯 가지고 다니면서 읽었다. ^^ 중국산 만원짜리 조이스틱에 물려 나만의PC에서 처음으로 돌려본 정식게임.. 그 감동. 잊을 수 없는 것이다. 신입생시절 플로피로 흑백모니터에서 하던 F19 게임은 4년여를 흘러 이제 실제 조종사의 인터뷰가 담긴 동영상과 함께 17인치 칼라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영상미로 내게 다시 온것이다. 내가 조종사다 라는 착각에 들정도로 가장 심취했던 게임.. 엔딩 시나리오를 난이도별로 독파하고 ..(결국 실제물리엔진을 적용한 최고난이도는 깨지 못했다.T.T) 아마 아직도 시골집에 내려가면 너덜너덜해진 매뉴얼과 시디가 잠자고 있을 것이다. 아마 이때부터 나는 마이크로포스사의 게임에는 맹목적인 추종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하여 다음게임은 당연히..


6. X-COM: Terror From the Deep - 마이크로포스 1998

하이텔 통신에 심취해 있을 무렵 공동구매로 구입했던 패키지 게임. 1998년 겨울. 카운트다운 D DAY를 세며 게임동 회원들은 열광했었다. 나는 단지 마이크로포스가 만들었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거금을 들여 방학동안 이 게임으로 지새웠다. 극악의 난이도와 비례한 짜릿함. 외계인의 어마어마한 인공지능에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하지만 무시무시한 save & load의 키워드로 결국 보름여만에 엔딩을 봤던 기억이 난다. 특히나 보잘것 없는 능력의 지구대원들을 전투에 참여시켜 능력을 업그레이드 하고 외계인의 기술을 탈취, 기술개발을 통해 대원들에게 장비를 지급하는 시스템은 아직도 참신하고 게임의 몰입도를 배가시겼다.


6. Starcraft - 블리자드 1999년

스타크래프트는 솔직히 나에게 특별히 강렬했던 기억은 없다. 무엇보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에는 천성적으로 순발력이 느린 탓이다. 장기, 바둑과 같은 일대일의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분명 이 게임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할수 있는 배틀넷 아이디조차 없는 나의 취향을 말해 준다. 하지만 처음 이 게임이 출시되었을 때 패키지로 종족별 시나리오는 상당한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난다. 각 종종각의 유기적인 시나리오와 완벽한 밸런스, 상생관계.. 신입생 시절 DUNE2의 진화가 이정도까지 왔구나 감동은 뒤이어 그 때당시에 생소하던 PC방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킨다. 그리고 리지니와 스타크래프트로 뒤덥힌 PC방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이거 의외로 오리지널판 시작화면 이미지 구하기 힘들었다. T.T)


7. 홀월드2 - 렐릭사 2003년

반드시 꼭 영화로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 게임. 처음 시작할때의 나레이션은 지금까지 게임중 최고. 대 서사시를 읽고 그 속으로 빨려가는 듯한 느낌. 감동적이며 비장감이 넘치는 이러한 분위기는 시종내내 극악스러운 난이도와 함께.. (결국 엔딩을 못보고 중간에 접었다는.. --.) 우주공간에 있는듯한 생동감과 X-COM과 유사한 기술발전을 통한 다양한 함대 조합. 만약 직장인이 아닌 학생시절이었다면 역시나 삼국지2 못지않게 폐인으로 몰고 갔을 흡입력을 가진 게임이다.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지 않는 느림보 RTS라는 평도 있지만 나에겐 지금까지 게임중 최고의 RTS 게임으로 꼽니다. ( 가끔씩 다시 시작해서 엔딩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 불끈..~~. 그러면 가장파탄이유..T.T)


8. FarCry - Ubisoft 2006년

잡입 액션 FPS정도 되겠다. FPS종류는 과히 즐겨하지 않는데 이 게임은 가장 최근에 한 패키지 게임이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아이너리하게 가장 다음 작품을 고대하고 있는 게임이다. 특히 나처럼 순발력 약하고 느릿느릿한 게임 진행을 선호하는 이에게는 최고의 FPS게임이 될것이다. 너무나 사실 적인 물리 엔진. 뛰어난 적의 인공지능. 야금야금 적들과의 치열한 눈치작전(??)을 통해 다음단계의 세이브포인트까지 나아가는 긴장감과 짜릿함은 이제 더이상 컴퓨터 게임은 안할거야 라고 밀어두었던 나에게 눈을 화악 뜨게 한 게임이다. 무엇보다 차기작은 Vista와 Direct 10에 최적화된 영화수준의 퀄리티로 나올 대표작으로 뽑고 있으니 미친듯 돈 모아 최고의 컴퓨터를 장만하고 제일 먼저 돌려보고 싶은 게임이다. (아니면 지금의 FarCry처럼 출시되고 3-4년 후에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현재로썬 이방법이 유력..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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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패키지 게임... 2008/06/01 16:19 #

    IMF... 불법복제로 인해 패키지 시장이 잠식당한 이후로..보기 힘들어진 패키지 게임(상자 속 게임).....그것은 보기 어려워 졌지만 그것과 함께한 추억은.. 지금도 소중하다..여러분 중에서도 어릴적 패키지 게임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추억거리... 지금 생각하도 웃음이 나온다..게임을 주문해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택배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밤을 새어보기도 하며,기다리던 패키지를 받아 그 묵직한 느낌에, 정품을 샀다는 뿌......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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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pukak 2007/05/17 22:49 # 답글

    하하 삼국지2는 저는 중학교때 접하고선 정말 밤낮이 바뀌었었죠 :)
  • 글곰 2007/05/18 01:25 # 답글

    삼국지 2...
    5에 2에 1.
    13에 1000.
    어흑. 지금도 키패드 위에서 손가락이 부들부들 경련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중독성 강한 게임이었지요. 하아. 그 명령어를 죄다 외워서 열심히 플레이했으니 말입니다.
  • hkmade 2007/05/18 10:48 # 답글

    pukak.. 이제 밤낮이 바뀌는건 직장생활이외에는 있을수 없는 일이죠. ㅎㅎ
    글곰.. 중독성 하나만큼은 정말 최고였지요.
  • ㅎㅎ 2007/05/18 22:30 # 삭제 답글

    Schoched Earth 잊고 있었는데 생각나네요. 친구들과 많이 했었는데, 정말재미있었죠.
    하다보면 친구 간에 의 상할지도...ㅡㅡ;
  • hkmade 2007/05/18 23:38 # 답글

    ㅎㅎ. 앗 이게임을 아신다면 나이대가 상당하십니다. ^^
  • 초하류 2007/05/21 19:33 # 답글

    홈월드는 저도 그래픽이 너무 멋져서 감동 받았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당시엔 오프닝 그래픽 같은 퀄리티가 실시간으로 돌아가는걸 보고 입이 떡.. ㅋㅋ
  • hkmade 2007/05/22 18:00 # 답글

    초하류.. 요즘 가끔씩 다시 하고 있어요. 과연 이번엔 엔딩을 볼수 있을지. 넘 어렵단 말이죠. ㅋㅋ
  • 고릴라 2007/10/16 03:01 # 답글

    나 다른게임은 몰라도 저 탱크 게임 진짜 재미있었습니다... 핵폭탄같이 화려한 이펙트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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